츠베레프, 나달-팀-베레티니 누르고 마드리드오픈 우승

입력 2021-05-10 15:10
EPA연합뉴스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도미니크 팀(4위·오스트리아)에 이어 마테오 베레티니(10위·이탈리아)까지 잡아내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총상금 261만4465 유로) 단식에서 우승했다.

츠베레프는 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베레티니에 2대 1(6-7<8-10> 6-4 6-3)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31만5160유로(약 4억2000만원). 츠베레프의 마드리드오픈 우승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올해만 따지면 지난 3월 멕시코오픈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고, ATP 마스터스 1000 대회에선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츠베레프의 기세는 무서웠다. 8강에선 ‘흙신’ 나달을 상대로 2대 0(6-4, 6-4) 완승을 거뒀다. 나달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츠베레프는 나달의 주무대인 클레이코트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상대로 한 첫 승리를 따낸 츠베레프는 상대전적에서도 5연패 뒤 3연패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이 경기 뒤 츠베레프는 “지금까지 내 생애 가장 큰 승리 중 하나”라며 “나달의 집에서 그를 꺾는 건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감격스러워한 바 있다.

선전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상대전적에서 1승 8패로 약했던 팀을 만나서도 나달은 강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2대 0(6-3 6-4)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는 한 판이었다.

결승전은 2시간41분간의 접전 양상이었다. 츠베레프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1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시작했다. 더블폴트도 7개를 범했고, 서브 에이스에서도 5-7로 밀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강인한 체력과 스트로크 싸움의 우위를 바탕으로 결국 베레티니까지 무릎 꿇렸다.

차세대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츠베레프는 경기 뒤 “3번의 마스터스 1000 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우승해 정말 뜻깊다”며 “정말 특별한 날이고, 지금은 그냥 우승을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