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뻘 초등생 입 맞추고 성추행 70대…1심 집유, 이유는

입력 2021-05-10 14:27

초등학교에 다니는 미성년자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창형)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75)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2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29일 길을 가던 초등학교 4학년 B양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범행을 저지른 후 A씨는 B양에 합의를 시도하려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B양 측은 A씨가 처벌받기를 원해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첫 재판에서 범행을 인정했으나 “술 한 잔 먹고 실수로 그랬다. 죄송하다”며 음주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도 “A씨가 막걸리를 많이 마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심신미약 상태를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간 범행 경위나 내용을 비춰보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A씨의 범행 경위와 수법에 비춰봐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B양이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범행 당시 A씨가 B양의 마스크와 옷 위로 추행한 점 등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