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했던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의 덕목에 대한 질문에 “제가 과거에도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답은 늘 같다. 우선은 시대정신과 함께해야 하고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역사가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다 진정한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강물에도 포말 같은 흐르는 민심이 있는 반면 강바닥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민심도 있다”며 “(이전에는) 개인적인 통찰력을 통해서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공감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결국은 국민의 집단지성이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시대정신을 추진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시대적 과제라고 하더라도 그 과제는 속도라든지 실천방법이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국민들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중용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놓고 야권이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는 것에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것은 납득되질 않는다. 과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바뀌었을 때 정치적 성향을 의심하는 것은 인재를 크게 낭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원전 수사 등 여러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청와대 권력을 별로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