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된 뒤 지속적인 학대에 끝내 숨을 거둔 정인이 사건의 양부모 선고 공판이 이달 14일로 예정돼 있다. 서서히 잊히는 정인이 사건의 관심을 호소하며 동네에 관련한 현수막을 자신도 모르게 내건 아내를 자랑한 남편의 사연에 네티즌의 관심이 뜨겁다.
A씨는 9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내가 자기 몰래 돈을 쓴 일을 고백해 놀랐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아내가 정인이 사건을 알리기 위해 지출을 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고 했다. A씨는 그런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는 송파구의 한 사거리에 광고판 2곳에 걸린 ‘정인이를 기억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촬영해 공개했다.
A씨는 “10개월 아기를 키우는 부모라 저희 부부 둘 다 평소에 정인이 일에 마음을 쓰고 있긴 했지만 (아내가) 이렇게 행동을 옮길지는 몰랐다”며 “스스로 좀 반성하게 되고 아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날씨 좋은 날, 아기랑 와이프랑 정인이한테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처럼 많은 시민이 정인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정인이가 묻힌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는 정인이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A씨의 글에도 3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정인이를 잊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쏟는 것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A씨는 쏟아지는 관심에 “자영업자라 일하고 왔더니 너무 많은 분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놀랐다”며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정인이는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했다. 양모 장모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 기소됐다. 양부 안모씨도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의 1심 재판 결과는 오는 14일 나온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안씨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양부모의 변호인은 장씨가 정인양에 대한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망 당일 장씨가 아이의 배를 발로 밟아 숨지게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아내의 구체적인 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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