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분열과 갈등, 사법부 헌신이 요구되는 시대”

입력 2021-05-10 11:12
천대엽 대법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대법원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이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천 대법관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천 대법관은 지난 7일 퇴임한 박상옥(65·11기) 전 대법관 후임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6년이다.

그는 우선 “대법관 임명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사법부와 법관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깨우칠 수 있는 성찰과 배움의 순간이 있었다”며 “대법관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에 따르는 높은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면서 무한한 두려움과 엄숙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 받고 법원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이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 정신과 공동체 가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천 대법관은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다양성 속에 대립과 분열 등 갈등이 날로 심화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그 소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노력과 섬세한 지혜, 먼 안목과 통찰력, 사무친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며 “어느 것 하나 감당하기 벅찬 일이지만 얕은 지식과 지혜로나마 초심으로 돌아가 성의를 다해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힘을 합해 맡은 바 저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천 대법관은 1964년 부산 출생으로 성도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서울동부지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부산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법원 내 손꼽히는 형사법 전문가이기도 하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