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강모씨는 “(자녀가) 성인이 됐지만 오로지 내 자녀를 받아줄 곳이 어디인가로 (미래가) 판가름 되는 절박한 현실에 마주치게 된다”고 말했다. 특수학교를 졸업해도 대학 진학이나 취업이 어려워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한국 발달장애인들의 현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그의 절박함을 덜어줬다. 강씨는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생겨 발달장애 부모들은 기뻤다”며 “장애 자녀가 안전한 공간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안정감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0일 모든 자치구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6년 노원구와 은평구에 첫 개소를 지정했고, 지난 3일 중구와 용산구에도 개소를 지정하면서 25개 자치구에 평생교육센터 설치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 강서 센터가 문을 열었고, 연내에 동대문과 서초 센터가 개소한다. 이번에 지정된 중구와 용산구는 내년 봄 개소를 목표로 한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만 18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사회적응훈련 및 직업능력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의사소통, 일상생활훈련, 사회적응, 직업전환교육 등 필수과목 외에도 여가, 문화, 스포츠 등 선택과목을 교육한다.
센터 확대는 그간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염원이었다. 서울시가 2017년 발달장애인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 발달장애인의 39.4%(5839명)는 낮 시간을 집에서만 보냈다.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른다’는 답변이 18.8%(1068명)로 가장 많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