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나 등이나 이런 쪽은 좀 예전에 멍든 거였다.”
“왼쪽 안면 쪽으로 심하게 좀 멍이 든 상태였고 비교적 최근에 든 멍이었다.”
양부의 학대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경기도 2세 입양아를 살핀 전문의가 이 같은 소견을 밝혔다. 이는 한번이 아닌 상습적 폭행에 시달렸음을 추정하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끈다.
KBS는 지난 8일 오후 6시쯤 경기도 화성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온 A양(2)의 상태를 본 의료진의 인터뷰를 다음 날 공개했다. 이 의료진은 아이의 뺨과 눈 주위 귀쪽에 멍자국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정태석 가천대 외상외과 교수는 “다리나 등이나 이런 쪽은 좀 예전에 멍든 거였고 왼쪽 안면 쪽으로 해서 그쪽이 심하게 좀 멍이 든 상태였고 비교적 최근에 든 멍 상태였다”고 말했다.
뇌출혈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머리가 아닌 다른 신체 부위에 심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의료진은 보고 있다. 정 교수는 “머리 쪽으로 크게 부딪힌 흔적이라든지 이런 건 안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 출혈하는 경우는 머리가 크게 흔들리는 경우, 머리에 직접적으로 타격은 아니고 다른 쪽에 충격에 의해서 아니면 머리가 크게 흔들리거나”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A양의 손상된 뇌 부위는 뇌 오른쪽 반구 전체와 왼쪽 반구 일부 등 전체 뇌 3분의 2에 이른다. 이는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기를 낙관하기 힘든 이유다. 의료진은 또 가슴 부위에 공기가 들어간 점을 미뤄볼 때 폐 쪽에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뒤 A양은 혼수상태긴 하지만 호흡과 혈압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지난 9일 0시9분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B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 부부의 딸인 A양은 전날 오후 6시쯤 B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실려왔다. 해당 병원에서는 A양이 뇌출혈 증세와 함께 얼굴 등 신체 곳곳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하고 오후 6시52분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B씨는 경찰에서 학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부부는 지난해 8월 한 입양기관을 통해 A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 이후부터 현재까지 A양과 관련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