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S25의 캠핑 포스터를 두고 ‘남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제작한 담당 디자이너가 입장을 밝혔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GS25 디자이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GS리테일 측은 “본인이 맞는 걸로 안다”고 확인했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GS25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며 “우선 이번 일로 불편을 겪는 고객과 피해를 본 경영주(가맹점주),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OFC(영업관리)들과 비슷한 직군으로 인해 오해를 받아 피해를 본 디자이너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상황이 너무 커지고 있어 더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거 같아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에서 이 글을 올린다”면서 “더 일찍 제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으나 회사에서 이런저런 내부 사정과 개인신상 보호를 이유로 저를 드러내지 말라 했다. 독단적인 행동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올까 봐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남혐 논란이 불거진 해당 포스터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해명했다.
A씨는 손과 소시지 논란에 대해 “캠핑 이벤트는 육류가공품을 구매하면 캠핑용품을 주는 이벤트”라며 “디자인을 할 때 소시지를 당연히 생각했고 지난해 11월에 사용한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어 동일하게 타이틀(국문 문구) 위에 얹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손의 경우 캠핑 이벤트나 각종 이벤트를 위해 다운받아 놓은 소스(시각 자료)나 이미지 중 손이 있는 이미지를 사용했다”면서 “손의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를 뜻하는 표식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뜨거운 소시지를 왜 포크로 찍어 먹는 것이 아닌 손으로 집어 먹는 식으로 표현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이벤트 페이지를 디자인하다 보니 다운받아 놓은 소스를 바로 가져왔을 뿐이라며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자기 생긴 달과 별 그리고 수정하면서 생긴 별자리’의 경우 “달과 별은 텐트와 세트로 쓰인 이미지로 원래 페이지에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역순으로 세로 배열하면 ‘MEGAL(메갈)’이 되는 문구는 “행사 담당자가 준 문구”라고 해명했다. 그는 “페이지가 어색하지 않도록 오른쪽 줄 맞춤을 하다보니 해당 논란이 발생했다”고 했다.
A씨는 “다 저나 저희 팀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건전한 사상을 가진 회사의 임직원들이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점점 메갈이나 페미의 상징으로 찍히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A씨는 “해당 문제에 대해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조직문화와 경영진단 등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작업 컴퓨터도 모두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혐오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라며 “어떤 사상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너무 밝히고 싶었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조윤성 GS리테일 대표는 해당 포스터를 둘러싼 남혐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4일 가맹점주 게시판에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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