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유행이 2주째 정체·소폭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정부는 확산을 확실히 반전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인 산발 감염은 물론, 해외 유입 확진자와 변이 바이러스 전파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전반적으로 하향성 횡보를 하고 있다”며 “특별 방역관리주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총리대행은 이어 일일 확진자를 500명대 미만으로 줄이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표면적으로 유행의 크기는 소폭 줄었다. 지난 2~8일 전국의 감염재생산지수는 0.94로 나타났다. 앞서 직전 1주에는 0.9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도 전주 대비 5.4% 줄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64명 늘어 누적 12만7309명이 됐다.
하지만 세부 양상은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이날 기준으로 최근 2주간 보고된 신규 확진 사례 중 감염 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비율은 27.6%나 됐다. 한두 개의 큰 집단 대신 지역사회 곳곳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진 결과였다. 전남 여수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전날 요양보호사 1명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1명이 확진돼 병원 전체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서울 서대문구 교회, 동대문구 직장과 관련해서도 새로 집단감염이 보고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도 잦아들지 않았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42명으로 약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 중 인도발 입국자가 12명이었다. 이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4일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모두 33건이었다. 울산에서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관찰되며 유행을 주도했다. 이날 울산 지역 신규 확진자는 28명으로 경남(30명)에 이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두 번째로 많았다.
인도발 입국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정부는 선을 그었다. 내국인의 입국을 막을 수 없어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가 이미 강도 높은 해외 입국자 격리를 시행하고 있어 필요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를 해 지역사회로 감염이 퍼지지 않도록 막는 방법이 오히려 원천적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한 나라들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