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9)이 팀 부진에도 각종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최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손흥민은 8일 영국 리즈의 앨런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PL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5분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포를 터뜨렸다.
손흥민의 시즌 22호 골이었다. 지난 2016-2017 시즌 기록한 21골을 경신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달성한 것. 이날 골은 그 이상의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정규리그만 따지면 17호 골이었는데, 이는 1985-1986 시즌 레버쿠젠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넣은 유럽 리그 한국 선수 최다 득점과 타이 기록이었다.
이처럼 손흥민은 올 시즌 남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EPL에선 17골 10도움으로 2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2시즌 연속 10-10 클럽 가입은 토트넘 최초인 데다, 올 시즌엔 리그에서 해리 케인(토트넘·21골 13도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16골 11도움)만 달성할 정도로 어려운 일을 해낸 것.
손흥민은 그 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골 3도움, 리그컵(카라바오컵) 1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도움 등 올 시즌 총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2019-2020 시즌 30개(18골 12도움)보다 9개나 많은 포인트를 쌓아 올렸다. 그런 가운데 차범근 전 감독(98골)을 제치고 아시아 선수 유럽 빅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손흥민의 파죽지세는 토트넘이 부진한 가운데 더욱 돋보이고 있다. 이날 리즈에 1대 3으로 패한 토트넘은 6위(승점 56)에 처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첼시(승점 61)에 여전히 승점 5점 뒤져 있다. 토트넘은 시즌 중 주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됐고 손흥민 본인도 소셜미디어 상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 시즌을 만들어냈다.
이제 리그는 단 3경기만 남겨뒀다.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끄는 게 급선무겠지만, 현재 리그 득점 3위, 도움 4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은 한국 선수 최초 유럽 리그 개인 타이틀에도 도전한다. 현재 득점-도움 1위는 모두 팀 동료 케인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