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1주일’ 코스피 반등, 코스닥 선방… 개인 공매도, 직전의 2배로

입력 2021-05-09 15:49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는 우려와 달리 반등하며 불안 심리를 일부 해소했다. 코스닥은 전주 대비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첫날을 제외하고는 3일 연속 상승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개인은 공매도 규모를 이전의 2배 수준으로 늘리며 ‘하락 베팅’에 적극 참여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공매도 재개 후 1주일(어린이날 제외 4영업일)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공매도 대금이 3조365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하루 평균 8414억원 수준이다.

일평균 전체 매도 금액 중 공매도 비중은 약 3.4%였다. 2019년(4.5%)이나 공매도 금지 직전인 지난해 3월 13일(5.5%)보다 줄었다.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2019년(4207억원)의 2배지만 전체 거래대금 증가로 비중이 작아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으로 하락 베팅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13일 공매도 대금은 1조1836억원이었다.

금융 당국은 당시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전면 금지했던 공매도 거래를 약 14개월 만인 지난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 거래를 재개했다.

코스피200은 지난달 4월 30일 422.36에서 지난 7일 428.56로 공매도 재개 후 일주일간 1.5% 상승했다. 지난주 4영업일 중 하락한 날은 재개 첫날뿐이었다.

코스닥150은 같은 기간 1405.47에서 1387.49로 1.3% 하락하며 코스피200보다 무거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4일과 7일 각각 0.9%(12.43포인트), 1.3%(18.31포인트) 반등하며 첫날 낙폭(43.86포인트)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코스피200의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지난주 대비 상승으로 마감했다. 일주일간 가장 많은 거래대금이 몰린 셀트리온이 0.2% 오른 것을 비롯해 공매도 비중이 28%에 달했던 공매도 규모 2위 LG디스플레이도 1.7% 상승했다. 3, 4위인 HMM(8.7%)과 금호석유(8.1%)는 오히려 급등했고 5위 카카오도 0.9% 오른 가격에 한 주를 마무리했다.

코스피150은 공매도 대금이 4번째로 많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0.6%)를 제외하고는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하락했다. 공매도 규모 기준으로 씨젠(-12.3%) 카카오게임즈(-2.6%) 케이엠더블유(-9.9%) 파라다이스(-2.2%) 순이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기관 공매도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늘었다.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7386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전 일주일간(5816억원)에 비해 약 27% 늘었다. 공매도 비중은 60.0%에서 87.7%로 커졌다.

거래소는 “외국인 공매도 비중 증가는 기존 기관투자자 중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가 제도 개선을 통해 상당 부분 감소한 영향이 있다”며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공매도 물량 출회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52억원으로 지난해 공매도 금지 전 2달 반 동안(77억원)의 2배를 넘겼다. 공매도 비중은 1.2%에서 1.8%로 늘었다. 대주시스템 개선과 대주 재원 확충에 따른 결과로 평가된다.

공매도 재개 이후 코스피의 일중 시장 변동성은 1.28%로 지난해 평균(1.70%)보다 낮아졌다. 코스닥은 1.61%에서 1.78%로 커졌다. 공매도 개시일 22개였던 공매도 과열 종목은 지난 7일 4개로 줄었다.

거래소는 코스닥 변동성 증가에 대해 “글로벌 기술주와 바이오주 부진으로 시가총액 상위 제약·반도체주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것 등이 영향을 줬다”며 “나스닥 등 다른 기술주 시장에 비해 하락폭은 적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