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휴대전화에 남긴 마지막 영상에 등장하는 “골든 건 네 잘못”이라는 친구와의 대화 내용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손씨 아버지 손현(50)씨는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망한 아들 휴대폰의 마지막 동영상에 대해 언급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친구 A씨가 손씨에게 큰절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상에서 손씨는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 솔직히”라고 말했다고 한다.
손씨 아버지는 “그 대화를 당시에는 무시했는데, 같이 찍는데 왜 절을 했을까. 뭔가 잘못을 했으니까 절을 했는데, 그 잘못이 뭘까”라면서 “얘들이 말하는 ‘골든’이라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골든이라는 단어의 맥락에 대해 네티즌들의 추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시험을 망쳤다’는 의미의 대학생 은어라는 해석이다. 답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해 가장 먼저 시험장을 빠져나가는 걸 두고 금메달을 땄다고 하는데 여기서 골든이라는 말이 나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시험 망친 걸 금메달에 빗대는 건 10년 전 유행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둘째는 게임 용어라는 추측이다. 게임을 즐기는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의견이다. 손씨는 ‘리그오브레전드’(롤)라는 게임을 즐겼다. 이 게임에서는 실력에 따라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으로 등급을 나누는데, 이와 관련한 대화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아직 설득력 있는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8일 친구 A씨의 분실된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 전화를 비롯한 유류품을 찾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서 한강공원 수풀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