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준 아들 그림과 카네이션…오열한 의대생 아빠

입력 2021-05-09 02:20 수정 2021-05-10 16:38
시민이 직접 그려 선물한 아들 그림을 보고 오열하는 故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 민간구조사인 차종욱 유튜브 캡처.


경찰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손정민(22)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에 주력했다. 손씨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모인 자원봉사자도 손을 걷어 부쳤다.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8일 오전 11시쯤부터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손씨와 함께 공원에서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수색하는 작업을 벌였다. 사건 당시 행적을 밝혀줄 수 있는 실마리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라진 친구의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유류품 등이 수색 대상이다. 서초경찰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과 5일 시신이 발견된 장소 부근에서 민간구조사가 아이폰을 발견했지만, 경찰 확인 결과 모두 친구 것이 아니었다.

손씨가 발견된 지점인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수중 수색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이와 함께 손씨의 사망 원인 진상규명을 돕는 자원봉사자들도 이날 공원 등에서 휴대전화 등을 찾았다.

손씨의 아버지인 손현(50) 씨는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제대로 된 사망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 신발이 버려지는 장면이 담긴 CCTV가 확보됐지만 친구 측으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과 다른 점, 아들의 휴대전화에 남은 영상에서 친구와 ‘골든 건은 니가 잘못한거야’ ‘그건 맞지’라는 식의 대화가 오갔는데 여기서 나오는 ‘골든’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경찰은 실종 장소로 추정되는 한강공원 인근 CCTV 54대와 출입했던 차량 133대 블랙박스도 분석하고 있다.

손씨의 아버지는 이날 민간구조사인 차종욱(54)씨의 주선으로 반포한강시민공원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차씨는 유튜브에 “정민이가 (아버지께) 어버이날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못드려서 국민의 이름으로 제가 대신 드리겠다. 시간이 되신다면 선물을 들고 나와 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시민 70여명이 준비해 온 카네이션을 손씨 아버지에게 선물했다. 아들의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온 이도 있었다. 아버지는 그 선물을 받고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다. 정민아 네 사진을 이렇게 보고 그려주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랐지? 정말 잘 간직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수습해준 구조사에게 선물을 건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