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하청 노동자 이선호(23)씨가 300㎏ 지지대에 깔려 숨진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평택항에서 산재로 사망한 23살 고 이선호 군의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 글은 사전 동의 요건 100명 이상을 충족해 청와대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약 1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자신을 故 이선호 군의 친구라고 밝히면서 “하루 평균 7명이, 해마다 2400명 이상이 노동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지만, 그게 제 친구 선호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뉴스에서나 보던 산재 사고가 제 친구까지 죽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분명히 막을 수 있던 일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사고 원인으로 무리한 인원 감축, 전반적인 안전관리 미흡, 구조물 노후화, 초동대응 미흡, 정부의 안전관리 감독 부실 등 모두 5가지를 지적했다.
청원인은 “예측과 예방이 불가능한 것들이 전혀 아닌데, 하면 되는 건데, 돈 아낀다고, 뭐 좀 더 남겨 본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면서 “같은 이유로 사람이 계속해서 죽는데 왜 바뀌지 않는 건가. 왜 책임자들은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는 글 말미 “17일째 평택의 한 장례식장에서 (故 이선호씨의) 빈소를 유지 중이다. 빈소 안내판에 새로운 사람들 이름이 오르고 사라지는데, 친구 이름만 17일째 그대로 있다”면서 “친구가 차가운 냉동고에서 얼른 나와서 마음 편히 갈 수 있도록, 제발 제 친구 선호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마시고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6일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올라와 8일 오후 6시 기준, 약 7만 6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글을 올린 청원인은 “산재 사망에 대한 보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일하다가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컨테이너에 깔려 사망한 이 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더욱 취재하고 알리면서 산재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故 이선호씨는 지난달 22일 원청 업체의 요청에 따라 개방형 컨테이너(FRC)의 안전핀을 제거하고 나무 합판 잔해 정리 등 내부 뒷정리 작업을 수행하다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동료 A씨가 반대편 FRC 날개를 지게차로 날개를 접으려 했는데, 진동 때문에 이 씨 쪽 컨테이너 날개가 접혔기 때문이다. 이 씨는 300kg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에 그대로 깔려 크게 다쳤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