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짜리와 멱살잡고 싸운 50대 지도원…“훈육” 주장에 1심서 집유

입력 2021-05-07 19:58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아동복지시설에서 2살짜리 원생과 멱살을 잡고 싸우다가 원생을 학대한 50대 생활 지도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 김진원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 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 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동복지시설 생활 지도원 A(59)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법원은 또 A씨에게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80시간 수강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오전 10시43분쯤 경기도 화성시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당시 만 2세인 원생 B군의 멱살을 잡아 바닥에 넘어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군을 넘어뜨린 뒤 팔과 발 등을 손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아동복지시설 2층 실내놀이터에서 한 여자아이를 밀쳤다는 이유로 B군을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30초가량 B군과 서로 ‘멱살잡이’를 했고 B군이 울음을 터뜨리는데도 B군의 멱살을 잡아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는 또 B군이 때리면 같이 때리는 등 사실상 싸움을 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훈육이었고 그 정도는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학대의 고의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당시 실내놀이터에 설치된 CCTV 영상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피해자는 만 2살의 무연고 아동으로 누구보다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했다”며 “피고인은 5분 동안 계속해서 피해 아동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리고 때리는 등 신체적 학대를 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보육 중에 화가 나 피해 아동과 사실상 싸움을 했다”며 “이는 정상적인 생활 지도원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