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부분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다만 총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으로 진행하되, 언제 파업에 돌입할지 그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파업 돌입 시기는 노조위원장의 판단으로 남겨뒀다. 정부와 택배사들의 대책 마련을 압박하는 동시에 국민 불편은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택배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와 향후 방향 등을 설명했다. 6일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90.8%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찬성률도 77%에 달했다. 재적인원 5835명 가운데 539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찬성표를 던진 이는 4078명에 달했다.
노조는 총파업 대신 부분파업을 택했다. 전체 택배 물량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신선식품의 배송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는 “국민 불편은 최소화하면서 이에 대한 배송책임을 지는 택배사들에 압박을 주는 파업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파업 시기에 대한 결정은 노조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정부와 택배사 등의 대책 마련 논의를 지켜보면서 파업 시점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노조는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일정하게 택배사들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파업이 국민에게 미치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불가피하게 결행해야 하는 상황을 판단해 위원장이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택배사의 대책 마련을 재차 촉구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계속 요청한 것은 사회적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행정관청들과 지자체 모두가 나서 실질적인 사회적 대타협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총파업 투쟁을 통해 택배사가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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