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자산 가격 하락할 수 있다”

입력 2021-05-07 11:37 수정 2021-05-07 13:24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2016년 6월 3일 워싱턴의 외교관계위원회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최근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금융안정 반기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미래 위험이 증가하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높은 자산 가격은 일정 부분 낮은 국채 수익률을 반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부 자산의 평가가치는 역사적으로도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이러한 환경에서 위험 감수 성향이 줄어들 경우 상당한 자산 가격 하락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역사상 최고점에 있는 증시 등 자산시장이 과열 국면에 이른 탓에 하락세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약해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회사에 큰 손실을 입힌 아케고스 사태와 게임스톱 같은 ‘밈 주식(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끄는 종목)’의 위험성도 언급했다. 또 연준은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미 경제 회복에 지장을 줄 경우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머니마켓펀드(MMF) 인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성명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종류의 자산 평가가치가 이미 높아진 상태였던 지난해보다 더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밸류에이션과 기업들의 높은 채무 수준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은 미국의 가계와 기업의 재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진단했다. 가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디폴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낮고, 기업 부채는 대체로 높지만 실적이 양호하고 낮은 금리와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고 있어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