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北, 밀당 중…한·미 회담 전 도발 가능성 낮다”

입력 2021-05-07 10:05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다.

이 장관은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 군사적 긴장을 통해서 크게 어긋난 것을 북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우를 다시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의 현 상황에 대해서는 “오래된 교착화·답보상태를 깨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라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북쪽의 고위 당국자의 이름을 통해 대미 비난이 나오는 것보다는 북이 반복해 왔던 입장이 실무 수준에서 나오고 있고, 또 나름대로 대화 여지를 남기는 절제된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냥 관망하는 것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본격적으로 탐색전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의 입장에서는 초기의 이른바 ‘밀당’(밀고 당기기) 같은 것들을 하면서 미국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이나 미국 대북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미 간의 대화에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다시 굴러갈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조건이 될 수 있겠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의 정상 또는 주요 당국자들이 서로 조우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와 가능성이 많이 있다”며 도쿄올림픽과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예로 들었다. 남북 정상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측의 입장에 오로지 달려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장관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재창출과 관련,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른 측면에서 보면 통일 문제나 한반도 평화 문제는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을 초월해서 임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 장관으로 온 이후에 당의 일은 상당히 많이 잊고, 장관으로서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도 “당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