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꾸릴 때부터 염두에 둔 SK계… ‘선수’만으로 이미 매머드급

입력 2021-05-06 17:27 수정 2021-05-11 10:34

정세균 전 총리의 최대 강점은 오랜 정치 기간 쌓아온 조직력에 있다. 민주당에선 정 전 총리의 영문 이니셜을 딴 ‘SK계’가 친문을 제외하곤 최대 계파라는 평가다. SK계 의원들의 선수만으로도 매머드급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SK계는 좌장격인 4선 김영주 안규백 의원과 3선의 이원욱 의원, 김교흥·김성주·안호영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영주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안규백 의원은 당 사무총장, 서울시당 위원장 등 당내 핵심 요직을 역임했다. 김성주 의원은 당 백신점검단 단장을 맡고 있다.

SK계의 본격적인 등장은 18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대 국회에서 161석(열린우리당 152+민주당 9)이던 의석이 18대 총선에서 81석으로 줄어들며 당직자 등이 실직 위기에 놓였다. 이때 정 전 총리는 당시 당직자로 근무하던 이원욱 의원 등을 지역구에 미리 파견했다. 이들은 19대 국회에 입성해 SK계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SK계는 ‘범친문’으로도 불린다. 정치적으로는 중도·온건 성향이 특징인데 2015년 ‘안철수 탈당 국면’에서도 당을 지키며 문 대통령 측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SK계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도 합류가 예상된다.

총리실 진용을 갖추며 영입한 김성수 전 총리 비서실장과 권오중 전 총리실 민정실장, 정기남 전 총리실 정무실장 등도 여의도 용산빌딩에서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다. 또한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 전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의원 20명이 참여하는 ‘우정(友丁) 특공대’라는 정 전 총리 팬클럽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우정특공대는 ‘우리가 정세균이다’라는 말의 두 어절의 앞글자를 따 만든 이름이다. SK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도 오는 11일 모임을 통해 정 전 총리를 지원사격할 예정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