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남성 폭행 영상이 네티즌을 울리고 있다. 한 살 배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가다가 봉변을 당한 아빠는 자신이 맞아 아픈 것을 뒷전으로 하고 아이를 먼저 지켰기 때문이다.
36세의 브루스라는 이름의 아시아계 남성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샌프란시스코의 미션 베이 인근에서 식료품점 앞에서 한 살 배기와 길을 건너기 위해 서 있었다. 아기는 유모차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흑인 남성이 갑자기 다가와 브루스를 마구잡이로 치기 시작했다. 남성은 쓰러진 브루스에게 권투 연습을 하듯 쉬지 않고 펀치를 날렸다. 머리를 감싸 쥐며 폭행을 온몸으로 받아낸 브루스는 남성이 자리를 뜬 뒤 고개를 들었다. 아픔을 느끼기도 전 주변에 있던 유모차가 약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본 브루스는 몸을 재빨리 옮겨 유모차 쪽으로 갔다. 아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안 뒤 브루스는 무릎을 꿇고 안도했다.
해당 장면은 인근 가게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은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재생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루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맞는 동안)내 아이를 보호 할 수 없었다. 나는 바닥에 있었고 유모차는 천천히 굴러가고 있었다. 부모로서 그게 더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아무런 이유없이 공격이 시작됐다며 인종차별적 정서가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밝혔다. 폭행을 한 이는 26살의 젊은이이었다. 현장을 지나던 경찰에 의해 용의자는 곧바로 붙잡혔고, 경찰은 그를 폭행과 아동 위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