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동영상 게시물이 중국인 유학생을 ‘개’에 비유해 인종 차별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관찰자망(觀察者網) 등에 따르면 주중 미국대사관 비자사무소는 전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한 게시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에는 “봄이 오고 꽃이 피는데, 당신은 이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당장 밖에 나가 놀고 싶지 않으신가요. 학생 비자 신청 서비스가 이미 재개됐어요. 무엇을 더 기다리나요. 빨리 준비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발코니에서 울타리를 힘겹게 넘는 개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첨부됐다.
이 게시글은 주중 미국대사관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처리를 재개한 바로 다음 날 올라왔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인 학생 비자 신청자를 개에 비유한 것이라며 무자비한 인종 차별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동안 중단됐던 미국행 학생 비자 신청이 재개된 뒤 중국인 신청자들이 몰리는 상황을 개가 장애물을 넘으려는 것에 비유했다는 지적이다.
웨이보의 한 중국인 누리꾼은 “이런 온라인 게시물은 미국의 인종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온라인에는 ‘미국대사관은 중국인 유학생을 개로 취급한다’는 해시태그가 3시간 만에 80만 회 이상 조회되며 급속히 퍼져나갔다.
결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6일 “SNS 게시물은 가벼운 유머로 올린 것이지만, 우리가 의도한 것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져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에 “큰일 났다며 꽁무니를 빼고 도망쳤다”고 조롱했다.
미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인 학생들의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가 최근 중국 유학생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주중 미국대사관이 재개 작업을 벌여왔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