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발견된 두 번째 아이폰도 손씨 친구 것 아니었다

입력 2021-05-06 15:15 수정 2021-05-06 15:24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전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실종 장소 주변에서 또 다른 아이폰이 발견돼 손씨 아버지 손현(50)씨가 경찰에 제출했지만, 이 휴대폰 역시 친구 A씨 휴대폰이 아니었다.

6일 경찰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제출된 아이폰은 손씨 실종 당일 동석했던 친구 A씨 휴대전화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손씨 아버지 손현씨는 한강에서 전날 새로 발견된 아이폰을 제출하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일종의 아이폰 일련번호인 IMEA 확인을 위해 통신사 측에 관련 사실을 조회했지만 A씨의 휴대전화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손씨 실종 당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손씨 아버지가 A씨와 마주쳤을 때 A씨는 자신의 아이폰이 아닌 숨진 손씨의 갤럭시폰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가 손씨의 마지막 행적을 푸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보고 휴대전화 수색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색 중인 휴대전화는 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 색상의 모델”이라며 “마지막 기지국 신호가 잡힌 한강공원을 중심으로 수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A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정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손씨가) 실종 상태였을 때 A씨에 대한 최면조사를 진행했고 사망 이후로는 아직 정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2차 부검 결과를 받아본 뒤 수사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종 당시 현장 상황과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은 현장 주변 등 총 54대 CCTV를 확보해 정밀 분석 중이다. 또 손씨가 사망하기 전이었던 지난달 25일 오전 3시부터 5시까지 현장에 체류하고 있던 한강공원 출입 차량 133대를 확보해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대성을 충분히 알고 있고, 서울청에서도 현장 지휘를 하고 있지만 사망 이후 수사로 전환된 지 나흘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해달라”며 “‘아들이 왜 한강에 들어갔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는 (손씨) 아버지 말씀처럼 ‘생명과 직결된 의혹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야 한다’는 책무로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