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중교통 이중고…‘승객 줄고 적자 늘고’

입력 2021-05-06 14:56 수정 2021-05-06 15:04

‘승객은 줄고 손실보존금은 늘고…’

광주지역 대중교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준공영제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시가 재정부담을 떠안는 지하철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생 이후 1년여 동안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지하철 승객이 모두 30% 정도씩 감소해 재정난을 부추기고 있다.

10개 회사가 1044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경우 지난해 누적 승객이 8509만 명으로 2019년 1억2670만 명과 비교해 4161만 명(32.8%)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가 준공영제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보존금은 1193억 원으로 전년 739억 원에 비해 454억 원(61.9%)이나 늘었다. 승객 감소로 요금수익이 2019년 1237억 원에서 지난해 838억 원으로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시가 시내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보존금은 2010년 352억 원에서 10년 만인 지난해 1193억 원으로 3.4배나 증가했다.

지하철 역시 지난해 누적 이용객이 1358만 명으로 2019년 1931만 명보다 573만 명(30%)이나 줄었다. 이로 인해 시가 한 해 동안 451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운송수익은 2019년 132억 원에서 지난해 94억 원으로 38억 원 줄었다.

여기에 KTX 승객을 위해 광주역∼광주송정역을 하루 30회 왕복 운행하는 셔틀열차도 지난해 이용객이 11만5412명으로 2019년 12만8260명에서 10% 정도 감소했다.

시는 교통복지 개념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지하철, 셔틀열차는 ‘서민의 발’로 승객이 줄어도 감축 운행을 하거나 노선을 무작정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통 인프라를 위해 정상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관은 이뿐 아니다. 올해도 10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시내버스는 현재 노조와 임금인상을 전제로 한 임금협상을 한창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4차 협상 끝에 1인당 격려금 50만 원 지급과 2021년 기본급 2.6% 인상을 이미 약속한 탓에 올해 임금 지급에 대한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내버스 업계는 다음 연도 기본급 인상분을 전년도에 확정한다.

광주도시철도공사도 노후 전동차 등 차량·시설 개선을 위한 지하철 수송원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은 줄고 적자 폭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과 사회적 이동량 감소로 승객을 늘릴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