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 반대’로 가닥을 잡았다. 노형욱 국토교통부·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부적격 인사’로 찍은 만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일단 국회 상황을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야당이 반대하는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문재인정부에서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9명+α’가 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임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 회의 불참 정도가 아니라 사퇴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노 후보자와 박 후보자 모두 문제가 있는 ‘부적격 인사’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6일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장관 인사청문회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들 세 명 후보자 모두를 부적격 인사로 보고 있지만, 특히 임 후보자를 부적격 1순위로 정조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보고서 채택 불가가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명 철회나 자진사퇴가 없으면 여당 단독으로 임 후보자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임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수 시절 남편과 두 딸이 국비 지원 해외세미나에 함께 참석한 데 대해 질타를 받았다. 임 후보자는 연신 고개를 숙였지만, 학계 관행이라는 취지의 답변도 내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노 후보자와 박 후보자도 부적격 의견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청문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적시할지,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할지는 의원총회 이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부적격 인사지만 일단 6일 의원총회 분위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자와 박 후보자도 야당의 반대가 거셀 경우 여당이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야당 동의 없이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인사는 지난 2월 임명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총 29명에 달한다. 이번 청문회 정국을 거치면서 30명을 넘어서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6일 여야 합의로 채택될 전망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청문회를 마친 뒤 곧바로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7일 이틀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연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대선 국면을 관리할 총리로서 부적절하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김 권한대행은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사람이 어떻게 총리가 될 수 있느냐”며 “양심 불량”이라고 지명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