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전국 최초 섬에서 근무하는 ‘섬택근무’ 시작

입력 2021-05-04 14:45 수정 2021-05-04 17:37
경남도가 섬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섬택근무’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도 제공.

코로나19로 확산하고 있는 재택근무가 섬에서 근무하는 ‘섬택근무’로 확대되고 있다.

경남도는 4일 진주혁신도시에 입주해있는 공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통영시, 두미도 등과 4자 ‘섬택근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체결로 중진공은 다음주부터 4인 1조로 팀을 구성해 통영 두미도 북구마을 청년회관 마련된 사무실에서 2박3일 가량 머물며 섬택근무를 하게 된다. 숙소는 경로당 2층(33㎡)을 사용한다.

두미도는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1시간가량 걸리는 꽤 먼 섬이지만 해저로 인터넷 광랜이 깔려있어 컴퓨터로 일하는 요즘의 작업환경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불필요한 외부간섭이 적어 집중도와 효율성이 높아 섬택근무의 첫 대상지로 선정됐다.

경남도가 섬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섬택근무’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도 제공.

중진공 직원들은 원격근무 시스템을 활용해 팀 또는 사업단위로 섬 사무소에서 일하게 된다. 섬택근무지로 첫 발걸음을 시작한 계기는 섬이 오가기 힘든 오지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히려 활용 가능한 가치가 충분한 곳, 섬 주민들과공동체가 돼 섬주민으로 살아보기, 가고 싶은 섬이라는 이미지 개선, 대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들의 근무장소로 최적이라는 공간 공유의 개념 접목, 섬에서 낡아가는 공간의 재활용과 마을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 등이 크게 작용했다.

직원들이 상주하게 될 섬택근무 사무소는 중진공 외에도 다른 기업들의 후속 신청 문의도 있어 보다 활발한 섬에서의 근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섬 주민들도 환영 분위기 일색이다. 적막하던 섬에 젊은 직원들이 일하기 위해 사무소를 개소한다는 소식에 북구마을 이장 고상훈 씨는 “섬의 경사다. 우리 마을엔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주민으로 산다. 그런 열린 마을이어서 오늘 같은 겹경사가 생긴 것 같다며 사무소 직원들을 섬 주민으로 받아들여 재미있고 활기찬 섬마을로 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두미도는 섬 둘레가 14㎞로 70가구, 100여 명의 거주하고 있다.

욕지도와 삼천포 사이에 위치해 풍경이 아름답고, 동백나무, 후박나무, 참식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의 난대림 수목이 울창해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현재는 남구와 북구, 두 마을에 집중해서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한때 8개 자연마을이 흩어져 있고 초등학교가 두 곳이나 있었을 정도로 인구가 많았던 곳이다.

김경수 지사는 “중진공의 스마트워크센터 같은 시설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섬 주민분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