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놀면서 자라죠” 제주교육청, 놀이기반 확대 ‘잰걸음’

입력 2021-05-04 14:24
제주도교육청 청사.


모래 물 진흙과 같은 자연물 중심의 바깥놀이 공간이 제주지역 공교육 현장에 확산하고 있다. 아이들이 매일 접하는 유치원 놀이공간을 자연 재료 중심으로 개선하고 밋밋한 학교 운동장에 기적의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다. 폐교는 거대한 놀이터로 재탄생을 준비 중이다.

제주도교육청은 4일 “놀이가 최고의 배움이라는 교육 철학에 따라 놀이 및 자연 중심의 유아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옛 제주시 삼양초 회천분교장에 (가칭)유아체험교육원을 조성하고 있다. 1만1183㎡ 부지에 계절과 날씨를 온전히 즐기는 자연체험형 놀이터를 만들 예정이다. 밧줄에 매달리고 그물에 오르는 신체 놀이와 다양한 자연물 놀이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두 186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완공한다. 현재 건축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다.

도교육청은 국가 교육·보육과정(누리과정)이 놀이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지난해 유치원 바깥놀이장 설비 기준을 놀이·자연 중심으로 바꾸고 유치원 놀이터 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해왔다. 전체 140곳 가운데 80곳이 바뀌었거나 개선이 진행 중이다. 물 모래 진흙 등 기본적인 자연 놀잇감을 채우고 고무매트 조합놀이대와 같은 낡은 인공 시설을 걷어내는 방식이다.

부지가 넓은 서귀포시 도순초 병설유치원의 경우 제주의 오름을 상징하는 흙 언덕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형 장수풍뎅이 놀이시설, 여러 명이 함께 타는 바구니 그네, 원두막 등이 설치됐다.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에 학교 놀이공간에 대한 색다른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치원 놀이장 설비 기준을 바꾼 것은 제주가 처음이다.

밋밋한 학교 운동장을 바꾸는 제주형 기적의놀이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해까지 4호가 준공되고 내년 3곳이 추가된다.

아울러 교육청은 교육·놀이터 전문가들로 컨설팅단을 구성해 유치원 놀이 현장의 문제점을 진단, 자문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치원 구성원들이 스스로 장·단기적인 시각에서 바깥놀이터 조성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김명신 유아교육 담당 장학관은 “아이들이 삶의 주체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놀이를 통해 창의와 상상, 협동과 인내를 키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아이 중심의 자연 놀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