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모(22)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함께 있던 친구A씨와 아버지를 둘러싼 루머가 퍼지고 있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기관들은 즉각 해명에 나섰고 경찰 측은 “억측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친구 A씨가 혈연을 이용해 사건 수사를 막고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과 추측성 글이 게재되고 있다.
지난 3일 이재훈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이 명예퇴직한 후 대형로펌으로 이전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 전 서장이 A씨의 아버지다’, ‘이 전 서장이 A씨의 외삼촌이라 일부러 (사건이 관련돼 있음을) 암시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 전 서장은 2년 전 ‘버닝썬 사태’ 당시 지휘 책임을 지고 대기발령 조치 됐다가 최근 명예퇴직을 했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은 A씨와 전혀 일면식도 없고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서장은 몇몇 매체에 “딸만 둘이고, 조카도 없다”며 “어떤 경로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고, 나또한 소문을 듣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4일 국민일보에 “A씨의 아버지가 경찰 고위직이라거나 대형로펌 대표라는 등등의 소문은 모두 낭설”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A씨의 아버지가 강남 세브란스 병원의 이 모 교수라는 추측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세브란스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의 사진을 함께 첨부하고, 해당 인물이 A씨의 아버지라는 글이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강남 세브란스 병원 측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온라인상에 강남세브란스병원 특정 의료진을 거론하는 루머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 사건은) 본원 소속 의료진 가족과는 무관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병원 측은 “근거 없는 루머는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관련 글의 게재 및 유포를 자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씨가 다니던 모교의 학생회 측도 지나친 억측 제기에 대해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낸 상태다. 지난 2일 오후 중앙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는 자신을 (중앙대) 의대생이라고 밝힌 B씨가 손 씨 실종 당시 친구 A씨와 함께 술자리에 합석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B씨는 자신이 (중앙대 의대) 공지방에 들어가 있지 않아 손씨의 소식을 늦게 접했다며 뒤늦게 글을 올린 이유에 관해 설명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중앙대 의과대학 학생회 측은 B씨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학생회 측은 3일 “의과대학에서 모든 공지는 공지방을 통해 이뤄지고 그렇기에 매 학기 해당 학기 구성원을 체크해 공지 방에 초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의과대학 각 학번 과대표들과 확인 중에 있으며 재학생 중에는 누락 인원이 확실히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휴학생이나 유급생 중에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회 측은 “중앙대 의대 학생이라는 사실만으로 제대로 된 확인 없이 특정 학우분을 정민이 실종 당시 같이 있던 친구라고 주장하는 글이 떠돌고 있다”며 해당 학우분은 정민이 부모님께서 아닌 것을 확인해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글이 정민이 부모님과 의대 구성원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된다며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사실관계 파악 없이 억측하시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이후 경찰은 한강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했고 손씨는 실종 닷새 만인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 인근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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