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코로나 걸려 죽겠다” 미얀마 中백신 거부 확산

입력 2021-05-04 10:54 수정 2021-05-04 13:44
미얀마 중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중국이 미얀마 군부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자 시민들이 중국 백신은 맞지 않겠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제공한 코로나19 백신 50만회분이 지난 2일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미얀마군 최고사령부는 중국 백신을 전국의 병원에 배포해 접종하겠다는 방침이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시위대를 향한 유혈 진압을 계속해 국제사회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중국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내정”이라는 입장을 취하며 군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막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 현지에서는 중국이 군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반중 정서가 급격히 확산한 상태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자국 백신 기증과 관련해 “양국 간 형제애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미얀마 중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수천명의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백신 지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 사용자는 “중국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코로나에 걸려 죽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수백만명이 군부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와중에 중국은 백신을 보냈다”며 “이로써 중국이 군부를 지원하는 게 명확해졌다”며 반중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얀마는 지난 1월 27일부터 의료진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지정하고 백신 보급에 들어갔다. 하지만 군부의 쿠데타 후 이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수백만명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군부가 통제하는 관영방송인 MRTV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까지 15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고, 31만2000여명이 2차 접종을 각각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