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수업 않고 대학원 다니는 교사 수두룩

입력 2021-05-04 10:53 수정 2021-05-04 15:33

광주·전남지역 초·중·고 일선 교사 100여 명이 특별전형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출근과 수업을 하지 않고 월급만 꼬박꼬박 받는 것으로 드러나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원대와 전남대, 광주교대 등에서 실시하는 특별전형에 합격해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초·중·고교 교사가 광주 57명, 전남 46명 등 10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석사학위 과정 중인 해당 교사들은 교육공무원 임용령 등에 따라 파견 교사 형식으로 대학원 수업을 받고 있다.

대학별로는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교원대가 21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대 20명, 광주교대 16명이다. 전남도교육청은 교원대 25명, 광주교대 12명, 전남대 9명 순이다.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관내 초·중·고 교사 50명 안팎이 해마다 대학원 특별전형에 합격해 해당 대학에 파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학교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대학원 수업을 받는 교사들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비난이 나온다. 해당 학교에서 이들의 공백을 기간제교사 등으로 메워야 하기에 재정적 압박 요인이 된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한 간부급 직원은 “법령 근거가 있지만 대학원 파견 교사제는 학교 현장의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 비현실적 제도“라며 “기간제교사 충원 등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개선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사가 2년 동안 출근도 수업도 하지 않는 것은 일반 직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특혜다”고 비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오는 9월 교원 정기 인사부터 행정기관 업무지원, 태스크포스 참여 등을 이유로 한 교사들의 파견 기간을 연장하지 않거나 원칙적으로 신규 파견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대학원 파견교사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예외를 뒀다.

파견교사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7조의 3에 따라 본 근무지 외 기관에서 일정한 임무를 수행하며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광주시교육청 파견 교사는 총 205명, 전남도교육청은 153명에 달한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십 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반복된 전국 모든 교육청의 공통 사안”이라며 “석사학위를 취득한 교사들이 더 많은 학식을 쌓고 교단에 서면 학생들에게도 유익하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