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도화선 전남대 정문에 ‘추모·기억 공간’

입력 2021-05-04 10:17

5·18민주화운동 발원지로 꼽히는 전남대 정문 인근에 그날을 되새길 특별한 ‘추모·기억공간’이 들어선다.

광주 북구는 “5·18 사적지 1호인 전남대 정문 옆 담장 173m를 허문 자리에 5·18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북구에는 1980년 광주 도심에 주둔한 계엄군과 ‘계엄 해제’를 외치는 대학생 시위대의 대치 이후 5·18의 도화선이 된 용봉동 전남대 정문뿐 아니라 5·18 희생자들이 안장된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등 다수의 5·18 관련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북구는 ‘5·18 도시’에 어울리는 상시적 5·18 추모·기억 공간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전남대 담장과 옛 북구청 직원 주차장 부지에 행복어울림센터에 ‘그날, 오월’이라는 명칭의 시설을 신설하기로 했다.

추모·기억 공간은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건립 중인 행복어울림센터 1층에 5·18을 상징하는 51.8m 길이로 개관한다. 전남대뿐 아니라 학생·시민 등 그날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공간과 전시관 영상관 모형관으로 꾸며진다.

추모공간에는 포토존과 추모글을 작성하는 방명록, 전시관에는 각종 사진 자료와 당시 대학생·시민들의 일기, 기자들의 취재 수첩 등 공적 기록물이 참혹한 그 날을 증언한다.

영상관에서는 5·18 관련 영상물이 빔프로젝터로 상영되고 모형관에는 5·18 당시 민주화운동이 전개된 전남대 정문과 광주 금남로 등을 재현할 예정이다. 5·18 해설사를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북구는 5·18 기념재단, 전남대 5·18 연구소, 5·18 기록관 등의 구체적 자문을 통해 추모·기억 공간의 세부적 전시 구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5·18 유관단체에는 전시 자료 수집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현수막을 걸어 주민들의 자발적 기증도 끌어낼 계획이다.

5·18 발원지에 터를 잡는 추모·기억 공간은 행복어울림센터 완공에 맞춰 오는 11월 문을 열게 된다.

지역 청년을 위한 행복어울림센터는 2~5층에 도시재생공동체센터, 여성행복응원센터, 창업보육기관, 청년 커뮤니티 등이 입주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거점시설이다.

북구는 전남대 담장을 허문 자리에 들어서는 행복어울림센터 주변에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함께 보행환경 개선사업도 별도로 벌인다고 설명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5·18 정신 계승을 위해 자치구 최초로 추모·기억 공간을 만들게 됐다”며 “시민과 대학생들이 일상공간에서 5·18을 접하는 교육·체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