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책임 다하려 맞은 백신, 사경 헤매게 할 줄은…”

입력 2021-05-04 00:02 수정 2021-05-04 00:02
AFP연합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진 50대 경찰관의 자녀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자신을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여성 경찰관 A씨의 자녀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3일 ‘AZ 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 상태이신 여자 경찰관의 자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백신 접종으로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시고 가족 모두가 고통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억울함을 털어놨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9일 AZ 백신을 맞은 뒤 사흘 만에 뇌출혈 의심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두 차례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원자는 “증상이 심해진 지난 2일 새벽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사지마비 증상으로 온몸을 꼬며 고통스러워하셨고 뇌에 혈관이 터져 뇌간이 부어오른 상태였다”며 “6시간의 수술로 겨우 목숨을 건지셨지만 뇌는 이미 일부가 망가져 돌아오기 어렵고 언제 깨어나실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백신을 맞은 뒤 두통이 왔고 지금 같은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니 병원에서는 단정 짓기 어렵다고 했다”며 “그러나 어머니는 신체 모든 부분에 어떤 지병도 갖지 않으셨고 기저질환도 없는 정말 건강한 분이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경찰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순서에 따라 백신 접종을 받으셨다”며 “35년간 경찰 생활을 하시며 누구보다 조직에 자부심을 품고 살아오셨고 본인 문제로 조직이 공론화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으실 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다시는 어머니와 같은 사례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고 토로하며 “AZ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섣부른 결론으로 경찰로서 책임을 다한 어머니의 명예에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해 달라”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