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접종 동행기] 백신 접종, 물 흐르듯 순조로웠다

입력 2021-05-03 18:14 수정 2021-05-03 18:47
광산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혈전 등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접종 순서가 됐는데도 이상반응을 우려해 나중에 맞겠다고 미루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위험한 일일까.

기자는 아버지(85)의 화이자 백신접종 현장에 동행했다. 3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보건소 앞에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보건소 앞에는 관광버스 3대가 대기중이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 광산구가 제공한 차량이었다. 광산구 방역관계자들은 어르신들의 이름을 명단에서 확인한 후 명찰을 챙겨주고 탑승할 차량으로 안내했다. 버스는 20분이 지나 광산구 첨단월봉로 광주보훈병원 별관 1층 재활체육관에 도착했다.

광주보훈병원 주변 한시적 주차구역에 버스가 도착하자 휠체어가 놓여 있었다. 기자는 척추 협착증으로 보행이 어려운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신 뒤 번호표를 받고 대기장소로 들어섰다. 대기소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순서로 발열체크→본인확인 및 접수→예진→접종 및 확인서 출력→접종후 대기→귀가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대기소에 앉아 있는 어르신 5명씩 번호가 호명됐다. 30분이 지나자 아버지가 받은 478번이 호명됐다. 휠체어를 밀고 접종센터 입구에 도착하자 방역관계자가 손목으로 발열을 체크하고 출입구에 설치된 전신소독기가 소독약을 뿌렸다.

가장 먼저 문진이 시작됐다. 의사가 오늘 몸 컨디션은 어떤지,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 등을 자세히 묻고 상태를 점검했다. 의사는 “예방접종 후 숨쉬기 곤란하거나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그리고 온몸에 심한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바로 119에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이어 “미열이 있는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발열이나 근육통 등으로 불편함이 있는 경우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라”고 조언했다.

문진에 이어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혈압을 추가로 체크했다. 아버지는 백신 접종하는 날이라 긴장했는지 혈압이 평소보다 높은 150㎜hg로 나왔다. 그러자 간호사는 “많은 어르신들이 여기에서 평소보다 높은 혈압이 나오신다.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문진과 협압체크가 끝나자 방역관계자가 아버지를 백신 접종 부스로 안내했다. 의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아버지의 마음을 안정시킨 뒤 백신을 주사했다. 백신 접종이 끝나자뒤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 내역 확인서가 발급됐다. 확인서에는 ‘귀하가 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내역과 다음 2차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을 안내하기 위한 것으로 다음 접종시 지참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확인서에는 또 3주 후 2차 접종 예약일이 적혀 있었다.

아버지는 예방접종 후 대기소에서 30분간 머무르며 이상반응 및 부작용 여부를 점검했다. 대기소에는 119구조대원들이 상시 대기하며 응급 상황에 대비했다.

백신접종을 완료한 어르신들은 같은 관광버스를 타고 광산구 보건소 앞에 내렸다. 2시간여만에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 것이다. 어르신들은 모두 백신을 무사히 접종했다는 생각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이 발생한 어르신은 한명도 없었다. 방역관계자는 “오늘 타이레놀 1~2알 복용하고 주무시라”며 “그래야 미열이나 두통이 없이 편안하게 넘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당초 아버지의 화이자 백신접종 일자는 4월 26일이었다. 하지만 백신 공급이 늦어지면서 1주일 연기됐다. 우여곡절끝에 백신을 접종했지만 부작용이나 불편함은 없었고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아버지는 백신 접종 후 소감을 묻자 “아무렇지도 않다. 독감백신 맞는 것과 같다”며 “이상반응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빨리 백신을 접종해서 집단면역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