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세, 북적이는 인파…일본 긴급사태 한계

입력 2021-05-03 16:30
2일 일본 도쿄의 시민들이 센소지 사찰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를 재발령했지만, 유동 인구를 억제하는 데 역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3차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긴급사태는 이달 11일까지 지속된다. 외출 자제와 음식점 등 상업시설 영업 제한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발령 대상은 도쿄도·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 등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다.

하지만 긴급사태 발령에도 전국 주요 지점의 인파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NHK는 핸드폰 위치정보 데이터를 통해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 중인 지역의 인파를 분석했다. 분석 시간은 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간인 오후 6시부터 새벽 0시까지다.

NHK에 따르면 첫 번째 긴급사태 발령 기간과 비교했을 때 주요 지역에서의 인파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도교도 도쿄역 인근에서는 낮 인파가 약 155% 규모로 늘어났다. 야간 시간대에도 120% 규모로 증가했다.

오사카부 우메다역 인근은 낮 인파가 213%, 야간 인파가 236%로 첫 번째 긴급사태 때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효고현 고베시의 산노미야역 인근도 낮 인파는 209%, 야간 인파는 254%로 증가했다. 교토부 교토역 인근에서도 낮 인파는 205%, 야간 인파는 210%로 집계됐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수도 도쿄와 오사카·교토·효고 등 간사이권 3개 광역지역에 대한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급사태 발령 이후,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되레 늘었다. NHK가 후생노동성과 지방자치단체의 발표를 집계한 데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4603명→3316명→4962명→5790명→5913명→4684명→5985명→5900명이었다. 누적 확진자 수는 60만4885명으로 늘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만387명으로 증가했다.

매체는 일본인들의 인내에 한계가 왔다고 분석했다. 잦은 긴급사태 발령과 이에 따른 외출 자제 요청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29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긴자를 방문한 70대 부부는 작년 봄부터 계속되는 외출 자제 요청으로 “인내에 한계가 왔다”고 토로했다. 긴자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예상보다 인파가 많다”며 “긴급사태가 일상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