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마라, 나 진지하다… ‘김갑생할머니김’ 진짜로 출시

입력 2021-05-03 15:06

유튜브 인기 채널의 세계관이 현실에서 펼쳐진다. ‘김갑생할머니김’이 실제로 출시되면서다. ‘카페사장 최준’은 커피 광고도 찍는다. 유통·식품업계가 가상의 세계관을 현실로 끌어들이면서 소비자들의 환호가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B대면데이트’에 재벌 3세로 등장하는 이호창 본부장의 ‘김갑생할머니김’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실제로 판매된다. 11번가는 오는 4일부터 ‘김갑생할머니김’을 브랜드로 하는 제품 2종(재래식탁김, 참돌자반)을 먼저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제품 제작은 성경식품의 ‘성경김’과 협업했다.

실제로 판매될 이 제품에는 유튜브 영상 ‘B대면데이트’의 세계관이 충실하게 담겨 있다. 제품 포장 겉면에는 ‘박수받는 식탁을 만듭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호창 ‘김갑생할머니김’ 미래전략본부장의 사진이 함께 실린다. ‘김갑생할머니 참돌자반’ 제품 포장 아래에는 “양념으로 얼룩진 흰쌀밥을 감싸줄 수 있는 것은 김 한 장이다”라는 ‘명예회장 김갑생’의 명언(?)도 적혀 있다.


‘김갑생할머니김’이라는 브랜드는 물론이고, 재벌 3세라는 이호창 본부장은 대체 누구인지 한없이 낯선 이들도 적지 않을 테다. ‘김갑생할머니김’은 실제 존재하는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4일부터 판매되긴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건 실제로 없었다. 유튜브 ‘B대면데이트’에 등장하는 개그맨 이창호가 화상통화 소개팅에서 자신을 “김갑생할머니김 이호창 미래전략본부장입니다”라고 소개하면서 나온 가상의 회사였는데, 11번가·성경식품과 함께 현실 세계에 등장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웹 예능 채널이다. 111만 구독자를 보유해 골드버튼을 받았고 ‘B대면소개팅’ 코너는 이호창, 최준 등의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영상마다 100만뷰 이상을 찍고 있다. 개그맨 이창호와 김해준은 가상 세계관에서 각각 이호창 본부장, 최준 사장이라는 부캐릭터(부캐)를 다소 과장되지만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김갑생할머니김’의 실제 출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판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진짜로 나올 줄 몰랐다” “믿기지 않는다”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1번가는 4일 오후 8시 ‘라이브11(LIVE11)’을 통해 ‘김갑생할머니김 첫 판매 기념 라이브방송’을 진행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들이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부캐릭터’에 열광하는 트렌드에 따라 독특한 세계관을 즐기는 이들을 겨냥한 이색제품을 11번가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갑생할머니김’은 11번가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된다.

CUx카페사장 최준 광고 스틸컷. BGF리테일 제공

‘준며든다’(최준+스며든다)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개그맨 김해준도 ‘부캐’ 카페사장 최준으로 커피 광고를 찍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김해준은 편의점 CU의 즉석원두커피 브랜드 ‘CAFE GET’의 사장으로 분해 3편의 광고를 만들었다.

광고에서 김해준은 카페사장 최준이라는 느끼하고 뻔뻔한 캐릭터를 한껏 담아냈다. 카페사장 최준의 유행어 “철이 없었죠” 등을 말하며 CAFE GET이 쓰는 열대우림 동맹 인증을 받은 친환경 원두, 텀블러 이용 캠페인 등을 소개한다.

CU 관계자는 “개그맨 김해준을 CAFE GET의 모델로 선정한 것은 CAFE GET의 트렌디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즉석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CUx카페사장 최준 광고 스틸컷. BGF리테일 제공


CU의 즉석원두커피의 20~30대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48.2%에 이르렀다. 2030세대의 커피 매출 비중은 2019년 42.2%, 지난해 46.5%로 꾸준히 신장세를 이어갔다. 20~30대 소비자 매출 비중의 증가에 대해 ‘편의점 커피=가성비 상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편의점 커피도 맛있다는 선호도가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정욱 BGF리테일 마케팅팀장은 “재미와 가치소비를 모두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커피의 맛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한 CAFE GET을 재치 있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