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최근 불거진 ‘남성혐오(남혐)’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무신사는 3일 ‘무신사 X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미지에 대한 당사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에는 “지난달 26일 공개된 ‘무신사 X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이미지 속 카드를 잡는 손의 형태가 특정 성별 차별과 혐오 상징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는 문제제기를 확인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이미지를 모두 삭제·수정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무신사는 이미지 제작 시 이벤트를 정확히 알리려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의도도 없었고, ‘카드를 잡는 손’의 이미지 구도는 오랜 기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은 물건을 잡을 때 일반적인 구도로 활용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이미지는 물물교환 프로젝트를 위해 3개 부서 담당자들이 각각 조사한 십여 개의 레퍼런스 이미지를 기반으로 기획했다”며 “‘물물교환’이라는 주제에 맞게 물건을 교환하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최종 레퍼런스 이미지가 좁혀졌고, 이때 ‘카드’와 상품을 교환하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카드를 잡는 손 모양 이미지가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무신사는 당시 레퍼런스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본 이미지 제작을 위한 사진 촬영 현장에는 다수의 남녀 스텝이 참여했고, 모델이 카드를 잡는 손 모양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해당 손의 형태가 특정 성에 대한 혐오의 상징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단계의 이미지 검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기획·촬영·디자인에 참여한 담당자 중 단 한 명도 이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만큼 일반적인 구도라는 것이다.
무신사 측은 “명확히 구분되는 심볼이나 특이한 제스처 등과 달리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진 디자인과 유사한 구도의 이미지까지 문제 삼는다면, 이는 분명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 또 다른 혐오를 부르게 될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를 두고 혐오 의식을 가졌을 것이라 낙인찍은 후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비난하는 것은 부디 멈춰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차별과 혐오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유 없는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드를 누가 저렇게 잡느냐” “저번에 전적이 있어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거 안 믿음” “사과문 태도가 맘에 안 드네” “무신사 안 쓰면 그만”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달 26일 공개한 ‘무신사 X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홍보 포스터의 손 모양이 남성 혐오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홍보 이미지 속 카드를 건네는 손 모양이 남성 혐오 커뮤니티였던 ‘메갈리아’ 이용자들이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로 쓰는 그림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손 모양은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접은 모습인데, 최근 네이버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를 포함해 GS25 홍보물과 경찰 홍보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남혐’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남성 혐오를 이유로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