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묵은 때 벗고 감성·체험 가득한 관광지로 부상

입력 2021-05-03 13:14 수정 2021-05-03 15:39
동해 논골담길. 동해시 제공

강원도 동해시 묵호권역이 낙후된 구도심의 이미지를 벗어나 지역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였던 묵호는 1941년 묵호항이 국제 무역항으로 개항하면서 1970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어족 자원 고갈 등 수산업이 쇠퇴하면서 많은 주민이 떠나고, 낡은 건물들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켰다.

그런 마을에 2010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골목길을 따라 벽화가 하나둘 그려지면서 낡고 어두웠던 골목이 생기가 도는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 ‘논골담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동해시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논골담길, 묵호등대 등 묵호권역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19년보다 2만6000여명 늘어난 38만7883명이 다녀갔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강소형 잠재관광지, 언택트(비대면) 관광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동해 논골담길. 동해시 제공

지난 11년간 벽화마을로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을 받아온 묵호일원이 올해 새로운 변화를 시작한다.

우선 이달 중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오션프론트가 개장한다. 스카이밸리는 묵호등대와 월소택지 사이 도째비골 1만7150㎡에 조상한 이색체험시설이다. 도째비는 도깨비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이곳엔 도깨비를 테마로 한 하늘 산책로, 하늘광장, 아트하우스, 체험시설 등이 들어섰다. 또 자전거로 협곡을 건너는 하늘자전거가 국내 처음으로 설치되고, 어린이들이 타는 썰매시설인 자이언트 슬라이드도 문을 연다. 오션프론트는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해상 교량 전망대다. 길이 85m, 폭 3m 규모로 진입 터널과 조망시설, 상징 조형물 등을 갖추고 있다.

논골담길의 마을 벽화도 묵은 때를 벗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다. 시는 지난해 논골 1길과 등대오름길 벽화 9곳을 새롭게 꾸몄다. 이어 올해도 탈색 및 훼손된 벽화 10여곳을 보수해 아름다운 벽화길의 모습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2019년부터 18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묵호항 명태 덕장마을 관광 자원화 사업’을 올해 마무리하고 명태를 소재로 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묵호덕장과 논골담길을 아우르는 묵호권역 관광벨트가 형성돼 묵호 일대가 체류형 해양·레저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묵호항, 논골담길 등 묵호 일원을 연계해 자연과 문화, 감성, 체험 등이 융합된 대한민국 제1의 감성 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며 “바다에 의존해 살던 공간에 감성과 체험, 힐링을 불어넣어 묵호 일원 전체를 관광명소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