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제주서 2800명 렌터카 사고로 부상

입력 2021-05-03 12:58 수정 2021-05-03 13:00
지난 4월 1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오설록 인근 도로에서 K3 렌터카가 도로 변에 세워진 굴착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0대 렌터카 운전자가 숨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따뜻한 봄 날씨로 4월 한 달에만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렌터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해안에서 20대와 30대 관광객이 타고 있던 BMW 렌터카가 바다로 추락했다. 다행히 바닷물 수위가 높지 않아 탑승자들은 자력으로 탈출했으나 찰과상 등을 입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달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서는 20대 관광객이 몰던 렌터카가 연못으로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

지난 달에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오설록 인근 도로를 주행하던 K3 렌터카가 도로변에 세워진 굴착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대전에서 제주로 관광을 왔던 30대 운전자가 숨졌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버스와 제네시스 GV70 렌터카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사거리 인근 도로에서는 렌터카끼리 충돌해 관광객 3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렌터카 교통사고가 매해 제주지역 전체 교통사고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안전 부주의와 차량 조작 미숙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제주지역에서는 2018년 513건, 2019년 607건, 2020년 494건 등 매년 500~600건의 렌트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제주지역 전체 교통사고 1만2681건의 13%를 차지한다. 이 사고로 13명이 죽고 2864명이 다쳤다.

렌터카 사고는 제주공항 입구 교차로와 제주시 구좌읍 월정,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 등 교통량이 많거나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와 같이 도로 구조 상 사고 유발 요인이 내재된 곳에서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평화로에서 한 렌터카 승용차가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고 마치 춤을 추듯 차를 좌우로 흔들거리며 난폭 운전을 하는 모습이 다른 차량 운전자의 블랙박스에 찍혀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객들은 낯선 길을 익숙하지 않은 차량으로 운전하는 데다 옆 사람과 지나치게 대화에 몰두하면서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즐거운 여행길이 끝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반드시 안전 수칙을 지키며 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