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일성 회고록 논란에 “대결광기·어리석은 객기” 비난

입력 2021-05-03 10:50
도서출판 민족사랑방 제공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출판을 둘러싼 남측 내 논란과 관련해 “대결 광기” “어리석은 객기”라고 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개인 명의 기사를 통해 “최근 남조선에서 ‘세기와 더불어’가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조계와 보수 언론들은 그 무슨 ‘보안법’ 위반이니 ‘이적물’이니 하고 법석 고아대며 히스테리적인 대결 광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도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 놀음을 벌여놓고 회고록의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치 큰 변이 난 것처럼 법석 떠들며 회고록 출판보급을 악랄하게 방해해 나서는 불순 세력들의 망동은 참으로 경악스럽기 그지없다”며 ‘역사 반동들의 어리석은 객기’ ‘시대 지향에 역행하는 파쇼적 망동’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일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세기와 더불어’를 원전 그대로 출간하면서 국내 실정법 위반 등에 관한 논란이 빚어졌다. 정부는 회고록 출간을 목적으로 도서 반입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고, 경찰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해 출판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시민단체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는 법원에 판매 및 배포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이에 대한 심문이 진행 중이다. 교보문고는 지난달 23일부터 온·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했고, 예스24·알라딘·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도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세기와 더불어’는 1992~1998년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으로 김일성의 항일투쟁사를 담았다. 민족사랑방은 북한 관련 무역 등의 경험이 있는 김승균 전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이 지난해 말 등록한 출판사로 알려졌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