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126년 된 인천 근대문화의 상징이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극장인 애관극장의 보전과 공공적 활용을 제안하며 제2기 애사모(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를 발족했다.
현재 애사모 단톡방에는 110명이 넘는 지역 인사들이 애관극장 보전과 공공적 활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 및 진행하고 있다.
애사모는 애관극장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나마 타개하고 인천시민들의 애관극장에 대한 애정과 보전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애관에서 영화보기’ 운동을 시작으로 애관극장의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애사모 활동이 시작되자 애관극장의 가치에 주목해온 인천시 문화당국에서도 애사모 측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 4월 29일 오후 인천시의회 안병배 의원실에서 간담회도 열었다.
인천시의회 안병배 의원과 인천광역시 박찬훈 문화관광국장, 김경아 문화콘텐츠과장과 함께 애사모 측의 이희환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가 만나 애관극장을 보전하고 공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상호 협의했다.
박찬훈 문화관광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애관극장의 심각한 경영위기를 인지하고 인천시에서도 극장 측과 협의를 해왔다면서 애사모에 참여한 시민들의 뜻과 함께 하면서 애관극장을 인천시민들을 위한 극장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적극으로 추진하고, 아울러 애관극장을 공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2022년 예산에 애관극장 매입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실무적 준비에 착수하고, 애사모 측과 함께 애관극장의 가치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인천시의 매입의사를 확인한 애사모 측에서는 즉각 애관극장 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애관극장 측에서 내년까지만 기다려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애관극장 측에서는 “매달 약 3000만원 내외의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도 나아지지 않고 있어 내년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애관극장 관계자는 “애사모 측의 노력에는 감사하나, 적자를 보면서 확실하지 않는 시비 편성을 내년까지 기다리기는 힘들다”며 “부동산 국제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상태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오는 곳과 적정한 가격 협의가 이루어지면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애관극장은 2000년 들어 대기업 멀티플렉스극장과 경쟁하면서 90년 이상 된 ‘애관’이란 이름과 그 역사를 지켜온 원도심이 쇠퇴하면서 지속적인 관람객 감소로 현재 약 35억원의 부채를 감당하면서도 관람료를 인상하지 않고 7000원을 유지하면서 버텨왔다.
애관극장측은 현재 제일 크고 가장 오래된 제1관은 1년 넘게 운영비 절감을 위해 상영을 하지 않고, 2~5관만 운영하고는 있으나,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해 관람객이 거의 없어 사실상 운영을 멈춘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애사모 회원들은 지난 4월 30일 애관극장에서 두 번째 회원모임을 갖고 상황을 공유하면서 대책을 숙의했다. 이 자리에서 애사모 회원들은 인천시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인천시에 전달하기로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인천시가 시급하게 애관극장 측과 협의를 갖고 매입 합의와 계약 체결에 나서야 한다”며 “아울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애관극장이 민간 건설자본이나 외국 투기자본에 매각되지 않도록 인천시가 적극 나서줄 것을 인천시에 촉구했다.
제2기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2일 “시민들도 애관극장이 처한 안타까운 소식을 주변에 널리 전파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애관에서 영화를 보는 운동을 확산시켜서 조금이라도 애관극장이 적자를 보전하고,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매표와 관람을 통해 극장주 측에 보여주어 극장주가 매각을 유보하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도록 함께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애사모는 이른 시일 내에 ‘애관극장 살리기 10만명 시민서명운동’을 온라인을 통해 집중 전개할 예정이다.
애사모 관계자는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본 뒤에 티켓을 들고 ‘쿠지커피’를 비롯한 주변 커피숍과 음식점에 가면 할인 혜택 또는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민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