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썩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폐플라스틱이 급증하자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 SPC팩은 친환경 생분해 포장재 확대를 위해 SKC와 협력하기로 했다. SKC가 생분해 필름을 공급하면 SPC팩이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던킨 등 그룹 내 프랜차이즈 제품용 포장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 미생물에 의해 6개월 내 100% 분해된다. 다만 딱딱해 찢어지기 쉽고 만지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썩기까지 500년 이상이 걸리는 석유화학 플라스틱은 화학 업계에선 분해가 안 되는 것으로 여긴다.
이미 일상에선 생분해 포장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 계산대 앞에 놓인 바나나 포장지도 SKC가 개발한 생분해 소재다. 스타벅스는 머핀, 샌드위치 등 베이커리 제품도 생분해 포장지로 바꿨다. 마트 진열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CJ제일제당은 ‘행복한콩 두부’ 묶음제품에 생분해 포장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연간 50t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엔 생분해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유명 과자 ‘썬칩’은 세계 최초로 생분해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이다. 미국 펩시코의 자회사 프리토레이는 2008년 환경의 날을 맞아 SKC의 생분해 비닐을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은 포장지의 시끄러운 소리에 불만을 드러냈다. 프리토레이는 18개월 만에 기존 석유 소재 비닐로 포장지를 바꿔야 했다.
13년이 지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한 현재 친환경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까지 주 3회 이상 배달 음식을 이용했던 조모(27)씨는 “일주일 동안 쌓이는 플라스틱 양에 놀랐다”며 “요즘은 불편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에 먼저 손이 간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도 “친환경 포장재 연구개발과 제품화에 더욱 힘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