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에 딸 데려간 임혜숙 후보자…野 “부적격 인사”

입력 2021-05-02 16:46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이화여대 교수 재직 시절 국가지원금을 받아 참석한 국제학회 세미나에 두 딸을 데리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다운계약서’와 논문 표절에 이어 외유성 출장까지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자 “부적격 인사”라며 임 후보자를 정조준했다. 임 후보자는 “자녀 비용은 모두 개인비용이었다”고 해명했다.

2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과기부 자료에 따르면, 임 후보자는 2016~2020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약 4316만원을 지원받아 총 6차례 국제학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임 후보자의 20대 두 딸의 출입국 날짜, 행선지와 임 후보자의 세미나 참석 기간, 장소가 겹쳤다. 2016년 7월 10~1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세미나 기간에 임 후보자 장녀도 일본을 방문했다. 2018년 미국 하와이, 2019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202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미나 참석 기간에 두 딸 모두 같은 장소를 방문했다. 6차례 중 3차례는 두 딸과, 1차례는 장녀와 각각 동행했다.

모두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임 후보자가 해외 학회 참석을 명목으로 국가지원금을 받은 후 두 딸을 대동,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게 야당 주장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미국 하와이 출장 보고서. 박성중 의원실 제공

임 후보자는 출장보고서도 부실하게 작성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1600여만원을 지원받은 하와이 출장의 경우, 날짜별로 ‘학회 참석’이라는 내용만 기재돼 있다. 구체적인 면담자와 수집자료, 획득정보 등 항목에는 아무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다.

임 후보자는 이런 의혹에 참고자료를 내고 “2016~2020년 국제학회 출장에 자녀를 동반한 적은 있으나 자녀 관련 비용은 모두 개인비용으로 지출했다”며 “보도된 출장비용은 참여 연구진의 출장비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고 본인의 출장비는 6차례 총 2502만6000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임 후보자는 배우자가 서울 동작구 대방동 아파트를 거래할 때 2차례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05년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 2006년 남편과 본인을 학술지에 각각 제1·3저자로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임 후보자는 연구윤리 의혹이 제기됐고, 국가예산으로 가족과 함께 해외학회에 참석하는 등 도덕성조차 의심스럽다”며 “흠결이 많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하고, 후보자 본인도 부끄러움을 안다면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4일 개최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