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40만명을 넘어서며 전 세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자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고위 인사들의 자화자찬이 이어지던 가운데 대위기가 찾아오면서 반정부 기류마저 감도는 상황이다.
인도 보건부는 1일(현지시간) 전날 하루 동안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40만1993명, 사망자는 3523명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인도는 최근 열흘 동안 연속으로 확진자가 30만명대를 기록했으며 40만명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일주일 동안 전 세계의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80여만명이었다고 전했다. 이 수치를 감안하면 세계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가 인도에서 나온 셈이다. 인도의 열악한 의료 사정 때문에 병원에 가보지 못하고 숨진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 집계가 과소 산출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도 터져 나오고 있다. 모디 총리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인도는)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대재앙을 막았고 이로써 인류를 구했다”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하르시 바르단 인도 보건장관은 지난 3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은 막바지 단계(endgame)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후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이들의 발언은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됐다. 진보 성향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는 지난달 28일 영국 가디언 기고문에서 모디 총리의 WEF 발언을 비꼬며 “(인도 정부는) 인류에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인도 정부가 전문가들의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과학자 자문 그룹인 INSACOG는 지난 3월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보건부 관리들에게 알렸지만 정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강도 높은 방역 조치에 나서지 않은 탓에 보건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