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남성 혐오’(남혐) 논란에 휩싸인 이벤트 포스터를 하루 만에 삭제했다. GS25 측은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에 수정된 포스터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남혐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결국 포스터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GS25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감성 캠핑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님들께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GS25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캠핑용 식품을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포스터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혐 논란을 일으킨 포스터의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 번역 결과를 활용했으며, 이미지 역시 유료 사이트에서 ‘힐링 캠핑’ ‘캠핑’ 등 키워드 검색을 통해 나온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했다.
GS25 측은 전날 SNS 계정에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이라는 카피가 적힌 이벤트 포스터를 공개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포스터에 삽입된 손 모양, 소시지 등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혐 조장을 위해 사용됐던 것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단을 나눠 표기한 영문 카피 또한 이 같은 논란에 불을 붙였다.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끝 글자를 역순으로 조합하면 ‘megal’(메갈)이라는 단어가 완성된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GS25 측은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자 손과 소시지 이미지를 삭제한 1차 포스터 수정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수정된 포스터 하단에 뜬금없이 달과 3개의 별 모양으로 구성된 마크가 추가돼 다시 논란을 부추겼다. 이 마크가 서울 한 대학의 여성주의 학회 마크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져서였다.
이후 GS25는 포스터에서 영문 카피와 특정 학회를 연상시키는 마크까지 삭제하는 2차 포스터 수정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이날 포스터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GS25 측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포스터를 내렸지만 이벤트를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GS25 측이 마련한 이번 경품 이벤트는 이달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