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최악’ 인도 총력 지원…산소발생기 4만대 추가 공급

입력 2021-05-02 14:04 수정 2021-05-02 14:09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의 노천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화장한 코로나19 사망자 유해를 거두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비상이 걸린 인도에 산소발생기 4만대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쑨웨이둥 인도 주재 중국 대사는 1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중국 업체들은 인도 측이 발주한 4만대 이상의 산소 발생기를 최대한 빨리 공급하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방역 물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인도에 공급할 수 있도록 통관과 운송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월 한달 동안 산소발생기 2만1000여대, 환풍기 5000여대, 마스크 2100만개, 의약품 3800여만t을 인도에 공급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안보협의체 ‘쿼드’ 멤버이자 국경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중국은 건국 이래 줄곧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방한 인도를 쿼드에서 결속력이 가장 떨어지는 약한 고리로 보고 압박과 회유를 병행했다.

하지만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인도에 대한 지원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다. 미국이 인도에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긴급 구호품을 보내면서 미·중 경쟁 양상도 띠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에서만큼은 미국에 월등히 앞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중국은 인도와 방역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같은 날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같은 뜻을 전달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 보건복지부는 1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40만1993명으로 집계했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중순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 아래로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달여 만에 40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