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4명은 암호화폐에 투자 중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그중 30대 직장인 남성들이 ‘코인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월급만으로 자산 증식이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암호화폐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40.4%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9.8%로 가장 많았다. 20대는 37.1%, 40대는 34.5%, 50대는 16.9% 순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코인원이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자사 플랫폼을 활용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령별 성비를 살펴본 결과 30대의 73%가 남성, 27%가 여성으로 조사됐다. 20대도 75%가 남성으로, 25%가 여성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았다.
이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배경은 더 이상 소득만으로 자산을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 이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유로는 ‘월급만으로 목돈 마련이 어렵다’는 응답률이 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복수응답에 따른 결과다.
다음으로 ‘소액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51.1%), ‘24시간 연중 무휴로 거래할 수 있어서’(29.4%), ‘주변에서 많이 하고 있어서’(27.5%), ‘안 하면 나만 손해인 것 같아서’(27.4%), ‘직장생활과 병행이 가능해서’(24.4%), ‘변동성이 심해 스릴이 있어서’(1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암호화폐 투자자 가운데 대부분이 코린이(코인+어린이)가 대다수였다. 투자를 시작한 기간을 조사한 결과 ‘1개월~6개월 미만’은 43.1%, ‘1개월 미만’은 23.8%로 10명 중 7명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6개월~1년 미만’(10.7%), ‘3년 이상’(7.2%), ‘2년6개월∼3년 미만’(5.3%) 등 순으로 응답자의 암호화폐 투자 기간은 평균 10개월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발간한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기반으로 “현재 30대 기혼자는 10년 뒤 자산이 지금보다 2배 늘기를 희망하지만 현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여긴다”며 “20~34세 미혼자들은 본인 소득을 평균 이하로 인식하며 저축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암호화폐는 24시간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다. 상·하한 30% 가격변동 제한이 있는 주식과 달리 제한도 없다.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이 제한된 주식투자와 달리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직장인들에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30일 빗썸 기준 개당 6300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소수점 단위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빗썸 기준 개당 8148만70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로와나토큰의 경우 상장과 동시에 1000배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 당국 등의 우려와 경고 발언 이후 암호화폐 시세가 큰 폭 하락한 만큼 뒤늦게 들어갔다 손실을 입은 코린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에 따르면 응답자의 52.5%가 손실을 봤다고 응답했다. 수익을 봤다는 응답자(45.7%)보다 5% 포인트 많았다. 손실을 봤다는 응답자에 따르면 손실액은 평균 412만원이다. 구간별로는 손실액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는 63.1%로 가장 많았다. 수익을 얻었다는 직장인은 평균 1949만원의 수익을 봤다고 답했다. 구간별로는 100만원 미만이 46.9%로 가장 많았다. 투자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거품’이란 반박도 공존하는 만큼 ‘묻지마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