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한 건물에서 철거작업을 하다 매몰됐던 강모(59)씨가 사고 발생 약 25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35분쯤 지하 3층 깊이에 매몰됐던 강씨는 수색 끝에 다음 날인 1일 오후 4시40분쯤 최초 매몰 추정 장소인 지하 3층에서 발견됐다. 강씨는 발견 당시 안전장비를 착용한 상태였다.
강인식 성북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구조 대상자 1명은 119구조대에 의해 의식 없는 채로 발견됐다”며 “오후 6시18분 구급지도의사의 사망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고대안암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매몰된 지점 초입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건축자재가 많았으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처리가 어려운 장애물이 많아 구조 시간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시간이 많이 지연되면서 오늘 새벽부터 미니포크레인을 투입해 구조작업 지연을 방지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본래 지상 9층·지하 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였던 곳으로 그동안 철거가 진행돼 지상 4층까지 남은 상태였다.
일용직 노동자인 강씨는 사고 당시 지상 4층 굴착기에 호스로 기름을 넣는 작업을 3층 슬라브(바닥)에 올라서서 돕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건물이 붕괴되면서 지하 3층 깊이까지 추락해 숨진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4층 외곽 부분에서 작업하던 다른 노동자 7명은 대피했다.
철거업체 측은 “강씨가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있었다”며 “건물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절차대로 ‘잭서포트’(건물 상부의 하중을 분산하는 지지대)를 받쳐둬 사고가 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잭서포트는 붕괴 위험이 있는 철거 예정 건축물에 안전 확보와 사고 방지를 위해 가설 구조물 형태로 설치된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강씨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 공사현장 관리에 위법 소지가 없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