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 근무?’ 샤넬 매장이 단체로 문 닫은 이유

입력 2021-05-01 17:53
샤넬 홈페이지 캡처(왼쪽), 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샤넬코리아지부 제공(오른쪽)

“5월 1일 근로자의 날로 휴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샤넬코리아는 30일 화장품 매장에 비치한 공지문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방문하신 고객님께 양해 부탁드리며 5월 2일부터는 정상 영업한다”고 안내했다. 노동절인 1일 샤넬 매장이 다 함께 문을 닫은 이유는 샤넬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사실상 주 6일 근무를 지시한 사측에 맞서 노동절에 다 함께 쉬기로 해서다.

샤넬코리아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이 쉬는 날은 주로 평일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대부분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주말에 일이 더 바쁘다. 그래서 이들은 토요일과 같은 휴일에 일하는 대신 평일에 이틀 치 휴일을 가진다.

하지만 샤넬코리아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노동절이 토요일이란 이유로 노동절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해당 주에 하루만 쉬라고 지시했다. 노동절이 법정 휴일이기 때문에 휴일로 갈음되니 노동자들이 평일에 쓸 수 있는 휴일은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샤넬 화장품 매장 직원들은 토요일이 쉬는 날도 아닌데 노동절이 토요일이란 이유로 하루 휴일을 줄이는 건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김소연 샤넬코리아지부 지부장은 “5월 1일이 달력상 토요일과 겹친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간 토요일에 쉰 노동자도 아니고, 이번 노동절에 쉬는 것도 아닌데 휴무 하나가 갑자기 날아간 셈”이라고 토로했다.

주 5일 근무하는 샤넬코리아 근무자들은 오는 5월 1일 근로자의날이 토요일과 공휴일이 겹치므로 그 주에 휴무를 하루만 반영해 주 6일 근무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샤넬 화장품 매장 직원들은 휴일을 보장받을 방안을 생각해냈다. 여태껏 직원들은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가급적 주말을 피해 평일에 쉬었지만, 오는 5월 1일엔 모두가 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평일에 하루, 노동절에 하루 쉬게 돼 평소대로 일주일에 이틀을 쉴 수 있다.

결국, 전국 백화점·면세점 등 70여 개 화장품 매장 가운데 60여 개가 이날 문을 닫았다.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이 출근해서 문을 여는 일부 매장만 영업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