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사망 의대생 부검 “뺨근육 파열, 사인은 아직”

입력 2021-05-01 17:36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취한 상태로 잠들었다가 실종 엿새째 되는 날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에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정민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는 “국과수는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으나,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면서 “무엇으로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러면서 “뺨 근육이 파열됐다고 한다. 입안의 치아는 괜찮은 상태”라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강 실종 대학생 시신 수습. 연합뉴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할 예정이다.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 학생인 정민씨는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한강공원에서 동성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가족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아들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다.

끝내 정민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쯤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민간구조사는 “실종 후 사흘간 만조로 한강이 하류에서 상류로 역류했다”며 “이후 다시 물이 빠지면서 시신이 실종 위치 인근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