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스카 최악” “격 떨어져” 비난한 트럼프 뭇매

입력 2021-05-01 16:51
AP뉴시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여느 때보다 다양한 배경의 수상자를 배출해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해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올해 오스카상 시상식에 대해 “유사 이래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면서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느라 지루해진 동시에 할리우드 엘리트들이 공화당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비백인이 주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컬러풀 오스카’라는 호평을 받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감독상과 작품상의 영예도 중국 국적의 여성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영화 ‘노매드랜드’가 가져갔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흑인 배우 대니얼 칼루야가 수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성명을 미국 현지 언론사에 팩스 또는 이메일로 전송했다. 평소대로라면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을 테지만, 임기 말인 지난 1월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두둔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렸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계정이 모두 정지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을 두고 미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키멜은 자신의 토크쇼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이틀이나 지난 후에야 고작 팩스로 성명서를 내는 현실이 우습다”고 조롱했다.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측에서 낸 대응을 전하며 “올해 시상식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트럼프)이 지난해 우리에게 코로나19를 선사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키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 오스카상의 과거 그 자체”라며 “백인 중심에다 금에 집착하고 늙었으며 자기 잘난 줄만 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스카를 비판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수상하자 한 연설 자리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하다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느냐. 한국과 무역 등 문제가 잔뜩 쌓였는데 작품상을 한국에 준다고?”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