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9·토토넘 홋스퍼)에게 SNS상에서 인종차별적으로 공격한 축구팬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찾아냈다.
맨유는 30일(현지시간) “토트넘의 손흥민에게 욕설해 구단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6명에게 출입금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적발된 6명 중 3명은 시즌 입장권 보유자, 2명은 시즌 회원, 1명은 티켓 구매 대기자였다. 모두 맨유 팬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들 6명은 모두 경기장 출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 12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맨유의 대결로 펼쳐진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발생했다. 손흥민은 전반 33분 맨유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와 경합 도중 얼굴을 맞는 반칙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쓰러졌고, 맨유의 득점은 취소됐다.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행동을 과한 연기로 판단하고 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손흥민은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전에만 3골을 허용하고 역전패했다.
맨유 팬들이 손흥민의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들어 악성 댓글을 달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고양이, 박쥐, 개나 먹어라” “쌀을 먹는 사기꾼”이라는 식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퍼부었다. 단순히 축구팬으로서 상대 팀 스타플레이어에게 반감을 드러낸 수준을 넘어 인종차별적으로 발언한 맨유 팬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토트넘과 맨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물론, 잉글랜드축구협회(FA),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등 축구 관련 단체들은 SNS 운영사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SNS 보이콧’에 나섰다.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 등 토트넘 동료 선수들도 자신의 SNS 계정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히며 동참했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티에리 앙리는 지난 3월 인종차별에 대한 대응이 나올 때까지 SNS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